아무것도 포기할 필요 없다.

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 무엇인가를 선택하며 살아왔다. 여기서 번뇌가 생긴다.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하나를 포기한다는 말이니까. 자신이 선택한 길 때문에 선택할 수 없는 길들을 마주할 때 크고 작은 후회가 찾아들게 마련이다. 번뇌는 언제나 포기한 것들에 대한 후회로부터 온다. 다행히도 나는 그런 번뇌가 없었다. 철학이 내게 삶의 진실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. “하나의 길은 다른 길의 포기다.” 이 […]
죽음은 봄날에도 찾아온다.

소중한 이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, 시골 어느 작은 고등학교로 수업을 하러 갔습니다.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을 안은 채로 학교에 도착했지요. 조금 일찍 도착해서 학교를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. 운동장에서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뛰노는 아이들을 보았고, 뒤뜰에서는 함께 라면을 먹으면서 재잘거리는 아이들을 보았습니다. 불과 몇 시간 전에 암병동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이들을 보다가, 새싹처럼 […]